박노해 시인의 [ 한계선 ]
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
더는 나아갈 수 없다
돌아서고 싶을 때
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
생각하라
여기서 돌아서면
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
너는 도망치게 되리라
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
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
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
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
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
묵묵히
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
꾸역꾸역 너의 지경을 넓혀가라
- 박노해 시, < 한계선 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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